저명한 여성 사회주의자 콜론타이의 사상을 일찍이 소개한 그는 콜론타이의 구호에 따른 자유연애로 가부장적인 조선 사회에서 조롱과 뒷담화의 대상이 되었지만 신간회, 근우회 등에 참여한 적극적인 활동가로서, 급진적인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구습과 타협하는 유연한 태도를 갖출 줄 알았던 현실적인 운동가로서 독보적인 여성지도자였다. 가부장적인 김일성 체제와 타협한 생애의 후반부조차도 북한이 진보적인 여성정책을 펼치게 만든 주역으로서 새롭게 재평가 되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박노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 출신으로 본명은 '블라디미르 티호노프'이다. 영화 「춘향전」을 보고 충격을 받아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어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동방학부 한국사학과를 졸업,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고대 한국의 가야사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러시아 국립 인문대학교 강사를 거쳐, 한국에서 학생과 강사의 신분으로 대학 생활을 보내던 중 2001년 '박노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에 귀화하였다.
여러 책이나 기고문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한국인보다 더욱 날카롭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진단해 온 진보적 학자이다. 현재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한국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